아! 모래섬 진우도
아! 모래섬 진우도
  • 사하신문
  • 승인 2024.02.21 06:46
  • 댓글 0
이 기사를 공유합니다

[조영철 칼럼] 아! 모래섬 진우도

 

[조영철 칼럼] ! 모래섬 진우도

진우도는 참된 벗 이라는 이름을 가진 섬입니다. 참사랑, 진정한 우정, 참좋은 친구들의 세상

진우도는 가덕도와 신호공단 사이에 있는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면서 토사의 퇴적에 의해 형성된 모래섬 삼각주다. 진우도에 관한 글이 신문에 난 것을 두어번 읽은 기억이 있다. 나는 그곳에서 나고 자라면서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대로 적고 싶다. 섬이 생긴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지만 내 나이 칠순(1940년생)이 넘어 지금은 신호에 살지는 않지만 그곳에서 결혼하고 사는 친구들 친척들이 많아 지금도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이다.

내가 살 때에는 황금 빛 모래와 갈대밭 무인도였다. 초등학교 때는 소풍도 가고 자율학습이라고 선생님과 백합이랑 고동, , 고기를 잡으려 다녔다. 이곳 사람들은 거의 매일 바다에서 잡은 것들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. 밀물 때는 배를 타고 섬 근처에서, 썰물 때는 그냥 걸어서 다니다 보면 정강이 밑으로 소금꽃이 피어 처녀들은 부끄러워했다. 신호에 사는 삶들은 누구나 발에 무좀을 모르고 살았었다. 짠 바닷물 덕분으로 결혼하고 남편 발에 심한 무좀을 보고 얼마나 불결하고 놀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.

그땐 물결이 그린 모래선이 너무 고아서 부드러운 황금 빛 진우도 모래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바람의 결을 느낄 수 있어 참 편안하고 짧은 시간에 단잠이 든다.

초가을이면 노화(갈대꽃)를 뽑아 엮어서 장에 팔기도 하고 빗자루를 만들어 일 년 내내 쓰면 어찌나 잘 쓸리는지 지금의 빗자루와 견줄 바 못된다. 동네 사람 모두 제비뽑기를 해 갈대를 베어다가 지붕도 이고 울타리를 고치고 체양도 만들어 처마 밑에 달았다. 비오는 날이면 내려서 비도 막아주고 여름이면 올려서 햇빛도 막아준다. 또 양지에선 파래, , 새우, 고기들을 말리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겨울 내 군불이며 땔감으로 쓴다,

갈대를 잘 이은 지붕은 10년을 견딘다. 짚집은 해마다 올리지만 신호사람 누구든 진우도 갈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살았었다.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진우도여! 지금은 온갖 쓰레기와 새들이 사라진 적막감, 고아원이 남기고 간 잔해들, 그리 좋지만 않은 현대문명 때문에 남은 내 노년의 세월이 서글퍼진다

 

 

댓글삭제
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.
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?
댓글 0
댓글쓰기
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·계정인증을 통해
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.